모순정원 @ Space FLAT
2021/12/10 – 12/31
일월휴무 13:00-19:00
겨우살이는 참나무에 기생하며 자란다. 그것은 하나의 주체로 존재하지만, 참나무 없이는 자립할 수 없는 모순을 갖는다. 모더니즘 조각은 이전의 사실주의 조각의 바탕으로 주체성을 확보한다. 사실주의조각 없이 모더니즘조각은 자립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미니멀리즘 조각, 설치미술은 이전의 바탕에 기생하며 자립한다. 기생과 자립의 관계는 현대미술에서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주체롭게’ 작업은 그러한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모순 정원>은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전시를 통해 이러한 상황을 작품화하는 것 또한 작품이 어떠한 배경과 상관없이 스스로 주체적이길 바라는 모순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불가항력의 기생과 자립 과정이라는 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체성을 통해 그 당위성을 획득하고자 한다. 이것은 우리 세계의 풍경이다.
박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