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는 그림이란 많은 비합리적 상상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천연색 사진이라 했습니다. 작업 중인 연작 ‘시선’은 단순히 눈에 맺힌 빛의 파편을 종이에 새긴 그림이 아닌 우리의 내면에 자리하며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찰나의 감정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되어 질 수 있는 가에 대한 탐구였습니다. 그것은 마음을 거쳐 재해석 되는 기억의 발굴이며 마음에 응어리진 감성의 물웅덩이에 비친 물그림자를 보는 일이었습니다. 감성의 출처를 따라 하염없이 올라가다보면 그곳엔 모르는 척 외면하고 싶던 감정마저도 모조리 새겨져 있었습니다. 기억의 장에서 영원히 소멸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감추려하고 모르는 척 외면하려 애써도 결국 그 마음 안에 남은 기억의 심상은 우리의 시각에 잔상을 일으킵니다. 기억을 타고 흘러 우리의 시선에 도착하는 이 감성이 저는 우리의 영혼을 대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