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는 우르비노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일 하다 생을 마감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를 피렌체의 예술가로 기억합니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에 가득 찬 작고 어린 시골 산골 소년의 성품을 사랑하고, 재능을 사랑하고, 그 작품을 사랑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라파엘로로 만든 것이 피렌체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부산에서 갤러리의 개관을 준비하면서 라파엘로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갤러리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어떤 작가를, 어떤 작품을 사면 좋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저는 항상 작가 누구, 작품 무엇을 사라고 단편적으로 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향 갤러리의 개관을 앞두고, 저는 드디어 저 질문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답은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을 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부르는 작품을 살 때, 그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때, 그래서 그 작가에 대한 애정이 숨길 수 없을 정도가 될 때, 작가는 그 사랑으로 성장하여 여러분께 보답하게 됩니다. 그래서 소향의 첫 번째로 권순익 작가를 소개합니다. 권순익 작가의 작품은 생명과 죽음이 다름이 아님을, 그래서 고통도 즐거움도 있는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소향은 항상 부끄럽지 않은 작가를 선택하겠습니다. 그러니 저희 작가들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래서 반세기, 한 세기의 세월이 지났을 때 작가의 이름과 함께 소향의 이름이, 그리고 그 작가를 사랑하고 키운 부산의 이름이 항상 함께 남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출처] 아트 소향|작성자 Art SoH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