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installation, 4 channel video projections, Sound, 7 LED sculptures, Screen, Controller, Laser, Smog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기다리는 전설이 서린 이 미완의 도량에 주목했다.
바로 화순의 설화인 운주사이다. 빛과 미디어를 통해 머나먼 과거의 전설에 주목하게 된 것은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지금 이 순간을 혁명적으로 전환시키고 싶어 하는 인간의 열망에 대한 진지한 고찰 때문이었다.
운주사에 서린 전설은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공간과 다른 시간을 꿈꾸는 상상력, 즉 동서고금을 관통한 인간 본연의 불안한 심리와 끝내 포기하지 않는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불안의 실체가 더 복잡, 심화된 현대인들의 감성을 농도 깊게 표현하고자 한다.
작품에서 천개의 미륵불은 현실에서 고통 받는 개인이다. 불안한 개개인들을 빛의 흐름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운주사의 칠성바위를 오브제로 나타낸다. 운주사 칠성바위는 북두칠성을 상징한것으로, 작품에서는 현대인들의 암울한 미래를 비춰주는 지시등으로 존재한다.
천개의 흔들리는 빛이 모두 모이면 현대인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 열망은 전설처럼 끝내 다다르지 못하고 결국 스러지고 만다.
작품 속 열망은 끝내 실현되지 못하지만 그것이 곧 어둠이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 날을 기다리는 새벽녘의 긴장감과 열기를 통해 오히려 포기하지 않은 인간 본연의 역동하는 에너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때문에 나의 작품에서 표현된 좌절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오리라는 희망에 더 가깝다.